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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사찰] 고창 선운사·참당암·도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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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7-20 22:18 조회1,7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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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사찰] 고창 선운사·참당암·도솔암
  •  권중서 조계종 전문포교사
  •  
“단 하루만이라도 ‘그 이름’ 부르며 참회하면
모든 번뇌와 결박 풀어 피안에 이르게 할 것…”
전북 고창 선운사 지장보궁(地藏寶宮) 내부.

전북 고창 선운사 지장보궁(地藏寶宮) 내부.

선운사 입구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비(詩碑)는 지금도 막걸리 집 육자배기 가락이 흘러나오는 듯 목이 쉬어 있다. 간간히 붉음을 토해내는 동백꽃이 아쉬운 듯 얼굴을 내밀고 “에잇 쌍! 피기사 왕창이는 한번 펴야지!”, “산 넘어 강 건너서 옆에 와보라”는 동백꽃의 꼬드김에 호랑이 총각처럼 씨-익 웃으며 달려가는 곳이 선운사이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선운사는 500~600년 묵은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5000여 평의 공간에서 화들짝 피고 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동백꽃이 멋지게 필 때는 부처님도 모른다는 말이 있다. 오직 잘못을 빌고 착한 선업을 지은 사람만이 볼 수 있다니 이 또한 선운사, 참당암, 도솔천 내원궁에 계신 삼장보살의 가피가 아닐까?

➲ 오르면 오를수록 죄업 가벼워져…

선운사는 검단선사가 ‘노을에 깃들고 구름에 머무르면서 참선 수도하여 선정의 경지를 얻고 모든 번뇌를 타파하는 절’이라는 의미에서 ‘선운사(禪雲寺)’라 했고, 또한 도적들에게 소금을 굽는 법을 가르쳐 새 삶을 살게 했더니 그들이 선사에게 바친 소금을 ‘보은염(報恩鹽)’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선운사는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지장신앙 도량이다. 특히 지장보살이 삼장(三藏)보살로 분화되어 지옥, 인간, 천상의 중생을 구제하는 사찰로 유명하다.

동백꽃에 비유하면 선운사는 ‘지는 건 잠깐’이었던 전생의 잘못을 참회하면 지장(地藏)보살의 도움으로 지옥의 고통을 면하는 곳이고, 중간의 참당암은 ‘눈물처럼 후두둑 떨어지는’ 참회로 현재 인간세상을 보살피는 지지(地持)보살을 만나는 곳이다. 마지막 도솔천내원궁은 ‘아직 일러 피지 않은’ 미래의 공간으로 선업을 닦으면 하늘 중생을 교화하는 천장(天藏)보살을 뵙는 곳이다. 선운사는 오르면 오를수록 중생의 죄업이 가벼워지는 곳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꽃으로 보여주고 지장·지지·천장 삼장(三藏)보살로 분화된 지장보살이 인간들에게 참회와 선업을 닦도록 교화하는 특별한 사찰이다.
 

고창 선운사 도솔암 도솔천내원궁.

고창 선운사 도솔암 도솔천내원궁.

선운사 천왕문 증장천왕 발밑을 보면 참회를 하지 않는 여인을 볼 수 있다. 탐욕과 불효의 과보로 벌을 받고 있는데 잘못을 빌기는커녕 반성의 빛은 하나도 없다. 입을 씰룩거리며 “나만 욕심 부렸나? 나만 불효하였나?” 따지는 듯 원망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고통스런 표정으로 쪽진 얼굴을 돌려 증장천왕을 원망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고집이 대단하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릿발이 내린다’는 옛말이 있듯이 감히 신에게 대드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선운사의 또 다른 볼거리는 만세루다. 700년 된 아름드리 기둥이 자연 그대로의 생김새에 따라 누더기 기워 입듯 나무토막을 끼워 맞춰 세웠다. 390cm라는 높은 기둥을 옷을 깁듯 세운 스님들의 지혜에 탄복한다. 내부의 들보는 푸른 용들이 날아갈 듯 멋대로 구불구불해서 멋스럽다. 또한 만세루 지붕 용마루는 앞산의 곡선과 어우러져 중첩된 아름다움을 준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예술적 감각을 살린 만세루는 주변과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단층 누각이다.
 

보물 제279호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

보물 제279호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좌상.

➲ 지옥중생 구제 전문 지장보살

옛날엔 관음전의 주인공으로 계셨다가 새로 지은 전각 지장보궁(地藏寶宮)으로 옮긴 금동지장보살상은 지옥중생 구제 전문보살로 선운사를 지장신앙의 중심도량으로 있게 했다. 조선 성종7년 (1476)에 봉안한 지장보살상은 1m의 크기에 소맷자락을 아래로 늘어뜨려 설법인을 하고 있다. 두건을 쓰고 아름다운 목걸이를 한 중년부인의 후덕하고 넉넉한 모습이라 지옥중생의 고통을 없애주기에 충분하다. 이 지장보궁에는 지옥의 시왕이나 옥졸, 저승사자도 없어 지옥중생 구하는데 완전 노마크 찬스다. 수많은 지장보살님들이 그냥 지옥에서 데리고 나오면 된다. 또 이 금동지장보살상의 영험은 유명하다. 1936년 일제강점기에 문화재 절도범에 의해 강제로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일본인 소장자들의 꿈에 나타나 선운사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장보살의 말씀을 듣지 않자 갑자기 소장자들의 집안이 망하게 됐다. 이에 놀란 소장자가 1938년 11월에 선운사로 돌려보내 다시 돌아온 신이한 금동지장보살상이다.
 

보물 제2031호 참당암 약사전 석조지장보살좌상(지지보살상).

보물 제2031호 참당암 약사전 석조지장보살좌상(지지보살상).

➲ 지지보살로 변신한 참당암 지장보살

선운사를 참배하고 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참당암(懺堂庵)이 나온다. 참당암은 인간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생기는 병고(病苦)를 참회로 없애주는 공간이다. 참당암 지장전에는 지장보살이 인간의 병고를 구제하기 위해 지지보살로 변화하여 계신다. 돌로 조성된 지지보살상은 80cm로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상보다 조금 작은 크기이다. 이 지지보살상은 머리에 두건을 쓰고 이마에 띠를 둘렀으며, 가슴에 늘어뜨린 목걸이가 선운사 금동지장보살상과 흡사하다. 이례적으로 왼손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고, 오른손은 명주(明珠)를 들어 인간의 병고는 사라지고 몸과 마음이 청정한 가운데 깨달음의 길에 이르도록 하고 있다. 지금은 편액이 약사전에서 지장전으로 바뀌었지만 원래 약사전에 지지보살이 계셨던 뜻은 약사전은 인간의 병을 고치는 전각으로 지지보살에게 참회하여 병을 낫게 하려는 의미였다.
 

보물 제280호 도솔암 도솔천내원궁 지장보살좌상(천장보살상).

보물 제280호 도솔암 도솔천내원궁 지장보살좌상(천장보살상).

➲ 현실세계 도솔천 내원궁…천장보살

도솔암을 지나 더 위로 계단을 오르면 도솔천 깊숙한 곳 현재 미륵보살이 계시는 내원궁(內院宮)이 나온다. 이 길은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는 108계단이 있고 끝없이 선지식을 찾아 나서는 53계단이 있다. 참회와 수행으로만 도솔천의 세계에 태어날 수 있음을 나타낸 상징적인 계단이다. 도솔천내원궁엔 하늘의 지장보살인 천장보살이 계신다. 하늘 세계에 계시는 보살이라 그런가? 높이 96.9㎝의 금동 천장보살은 아주 곱고 예쁘다. 금동 천장보살상은 머리에는 푸른색 얇은 두건을 쓰고, 가름한 얼굴, 초승달 눈썹, 가늘게 뜬 눈과 오똑한 코, 꼭 다문 입 등 사실적인 표현이다. 고운 손에는 보륜을 들고 설법인으로 천상세계 무리들을 교화하는 모습이다. 또한 목걸이의 정교한 영락과 조화를 이룬 세련된 아름다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천장보살상이다.

<미륵상생경>에 부처님께서 참회의 중요성을 말씀하셨다. “계율을 범하고 많은 죄업을 지은이가 있더라도 대자대비한 미륵보살의 이름을 듣고 오체투지하고 지성으로 참회하면 모든 악업이 사라지고 청정하게 되어 잠깐 사이에 도솔천에 왕생하게 되느니라.” 참회는 도솔천에 태어나는 필수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선운사에는 타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삼장보살이 계신다. 옛 관음전에서 고통 받는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과 약사전에서 병든 인간을 살피는 지지보살, 내원궁에서 하늘의 무리들에게 설법하는 천장보살은 선운사가 지장신앙 근본도량임을 알려주고 있다. 후두두 떨어지는 동백꽃을 보면서 하루만이라도 ‘지장보살’의 이름 부르며 참회하면 일체 중생의 모든 번뇌와 그 결박을 다 풀어 주고 피안(彼岸)에 이르게 할 것이다.

[불교신문3674호/2021년7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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