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금강경: 흔들림 없는 삶 자체 삼매…‘열반적정’ 선운사 2017.04.05
첨부화일 : 없음

[다시 보는 금강경]

 

제1 법회인유분

①  흔들림 없는 삶 자체 삼매…‘열반적정’

 

  • 승인 2017.02.01 17:39

 

법회가 만들어진 인연 ‘서분’

근본적 입장에서 보면 ‘본질’

부처님 마음을 볼 수 있어야 

<금강경>은 본디 하나로 된 것이었지만, 양(梁)나라 불교학자인 소명태자(昭明太子, 501~531)가 32분(分)으로 나눈 후로 지금까지 따르고 있으므로 읽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그대로 사용한다.

-제1 법회가 이루어지는 인연

如是我聞 一時 佛 在舍衛國 祇樹給孤獨圓 輿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俱 爾時 世尊 食時 着衣持鉢 入舍衛大城 乞食 於其城中 次第乞已 還至本處 飯食訖 收衣鉢 洗足已 敷座而坐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에 부처님께서 사위성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훌륭한 비구 스님들 1250인과 함께 계셨다. 이 때 세존께서는 공양 때가 되어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드시어 사위대성에 들어가셔서 밥을 비시는데 성 안에서 차례로 밥을 비신 후, 본래 계시던 곳으로 돌아오시어 공양을 드신 후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다음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이 부분은 <금강경>이 시작되는 부분이다. 대개 서분(序分) 즉 법회가 만들어진 인연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라고 표현한다. 흐름으로 보면 맞는 설명이나, 근본적인 입장에서 보면 <금강경>의 본질이라고 봐야 한다. 만약 이 부분을 보고 마음이 열려 부처님을 만난다면 <금강경>을 끝내도 된다. 

본문을 재구성해 보자. 이른 아침 기원정사에 안개가 걷히자, 부처님과 1250인의 비구 스님들의 정좌한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마치 숲의 나무인 듯 그렇게 정갈한 모습으로 숲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이윽고 밥을 얻으러 나갈 시간이 되자, 부처님과 제자들은 모두 가장 고귀한 모습을 갖추고 발우를 든 채 인근의 사위성으로 들어가시어 아무런 욕심 없이 차례로 밥을 얻어 기원정사로 돌아오시어 식사를 하셨다. 그리고는 가사를 벗으시고 발우를 제 자리에 둔 후 발을 씻으신 후, 가부좌를 틀고 똑바로 앉으신 후 정념(正念)에 드셨다.

이것이 바로 한결같으셨던 부처님의 모습이다. 이것을 여여(如如)하다고 표현한다. 흔들림이 없는 삶 자체의 삼매이다. 열반적정(涅槃寂靜)이란 이런 것이다. 한 티끌도 없고, 흔들림이 없으며, 고뇌도 없다. 고요하고 맑고 평화롭다. 

부처님께서 탁발을 나가시는 것은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심이다. 그러므로 수많은 사람과 사건을 만난다. 따라서 수많은 대화가 있었을 것이고, 수많은 상황들이 전개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현상의 문제이다. 현상이란 무수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 모습들에 끌려 다니면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 수많은 현상들을 관통하는 이치를 봐야 하며, 그러려면 고요한 삼매의 경지가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바로 그런 경지에 이르셨던 분이 부처님이시다.

부처님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부처님의 생애를 추적하고 아무리 상세히 서술한다고 해도 거기엔 부처님이 계시지 않는다. 다만 그림자를 그려본 것이며, 그저 흔적을 따라가며 각자의 경지로 느낄 수 있을 뿐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경지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비록 팔만대장경을 샅샅이 훑어보아도 깨달음 자체는 거기 없다. 그러므로 객관적 존재로서의 깨달음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타인의 체험을 무수히 되풀이하여 듣다보면 마치 자기의 체험인양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허상일 뿐이다. 방법은 스스로가 같은 체험을 해 봐야 하는 것이다. 

<금강경>의 이 부분에서 부처님을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참으로 수승한 경지에 있다. 말로 표현되지 않은 부처님의 마음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 고요함과 하나가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언어이전(言語以前)의 본래면목(本來面目) 소식이다. 

[불교신문3270호/2017년2월4일자]

송강스님 서울 개화사 주지 삽화 박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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