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는 1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보은염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불교 발전을 위해 상품을 개발했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선운문화제에서 보은염 이운식을 재현한 모습. 불교신문 자료사진

고창 선운사를 창건한 검단스님은 당시 도적이 많은 지역 특성상 빈한한 처지의 주민들을 위해 소금을 구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에 마을사람들은 스님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해마다 봄, 가을이면 선운사에 소금을 갖다 바쳤고 마을이름도 스님의 법명을 따서 검단리라고 불렀다.

은혜를 갚는다는 ‘보은염(報恩鹽)’의 유래이자 15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고창지역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법만스님)가 1500년간 받은 보은을 다시 지역주민에게 되돌려 주는 대작불사를 전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선운사는 전통의 ‘보은염’을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한다.

보은염 시판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지역주민에게 회향하는 불사다. 보은염은 지역주민이 생산한다. 지역주민이 생산한 소금을 판매하니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또 보은염 판매 수익금은 포교와 수행, 교육에 사용된다. 노스님들의 노후를 위해 조성한 노후수행마을과 고창종합복지관 등 복지시설, 어린이집 운영기금으로 쓰이고, 고창군 농어촌뉴타운 부지에 조성계획 중인 불교회관과 어린이청소년 문화복지시설 건립 기금으로 활용된다.

여기에 초기불교 불학승가대학원 운영예산에도 반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사찰 참배객이 격감하고 신도세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도와 참배객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펼쳐 사찰수입의 다변화를 도모한다는 목표를 실현하는 발걸음이라는 의의도 있다.

   
선운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소금은 3종류다. 사진 왼쪽부터 보은염(자염), 황토구운소금, 천일염.

선운사 소금은 모두 3종류로 구성됐다. 검단스님이 주민에게 전해준 전통방식으로 만든 자염(煮鹽)과 친환경지역인 고창군의 황토를 이용해 생산한 황토구운소금,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갯벌에서 나오는 천일염 등이다. 선운사는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생산라인을 직접 관리 감독하고,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은 “오래 전부터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보은염을 만들게 됐다”며 “보은염 판매 수익금은 선운사복지재단이 주체가 돼 포교 수행 교육 등 목적사업에 전액 투여된다”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당장 수익이 날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품질로 승부한다면 2~3년 안에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찰과 지역주민, 지방정부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수익모델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운사 보은염은 경내 등 오프라인과 선운사 및 복지재단 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판매 및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소금홍보관을 내년 봄 경내에 건립해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선운사 주지 법만스님은 9월9일 기자들과 만나 보은염 시판에 대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