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율·화엄종주인 백파 긍선 스님의 법손으로 선·교를 겸수했으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도 앞장서 불교중흥과 전법을 위해 정진한 석전 박한영 영호당 정호 대종사의 행적을 기리는 추모다례재가 봉행됐다.
조계종제24교구본사 선운사(주지 경우 스님)는 4월 10일 경내 대웅보전과 조사전에서 ‘영호당 정호 대종사 입적 73주기 추모 다례재 및 역대조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준수하며 진행된 다례재에는 주지 경우 스님을 비롯해 선운사 전 주지 재곤, 범여, 법만 스님 등 선운사 본·말사 스님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재는 상단불공에 이어 축원, 행장소개, 분양, 헌다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사부대중은 영호당 정호 대종사 입적 73주기 추모다례재에 이어 선운사 역대 조사들의 진영이 봉안된 조사전에서 역대조사 다례재를 봉행했다.

석전 박한영 스님(1870∼1948)은 일제말 불교계의 유신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조동종에 맞서 임제종 운동을 펼치며 외세에 대응한 근대 선각승이다. 선교를 두루 섭렵한 석전 스님은 1913년 불교잡지 ‘해동불교(海東佛敎)’를 창간해 불교 혁신과 한일합방의 부당함을 일깨웠다. 1919년에는 한성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했다. 운기, 청담, 운허 스님 등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신석정, 조지훈, 김달수 등 재가문인들의 양성에도 앞장섰다.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 초대 교장과 1929~1946년 조선불교 제1대 교정(현 종정)을 역임했다. 1948년 정읍 내장사에서 세수 79세, 법랍 61세로 입적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82호 / 2021년 4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